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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에 대한 미신. 아직도 잘못 알고 있나요? (전자레인지 괴담 바로알기)

Attic.Dawn 2022. 1. 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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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꽤 오래된 이야기를 다루어보려고 해요. 바로 전자레인지 괴담입니다. 전자레인지에 관한 미신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갑자기 이 이야기를 다루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개인적인 계기에서 입니다. 일 하는 곳에서, 낯선 분들과 협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조직의 리더 격인데다 선구자적인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시는 한 분께서 전자레인지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우선, 다 큰 성인들 사이에서 ‘내가’ 먹을 음식을 어떻게 조리할 것인가는 각자의 권한일 뿐만 아니라, 남들보다 이치에 밝은 모습을 보이던 사람이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로 무언가를 나쁘게 이야기하는 것이 다소 불편했어요. 그래서 이 전자레인지 미신을 한 번 다루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전자레인지로 익힌 식품의 유전자 변형?
신체에 좋지 않다?

 

   인터넷에 전자레인지에 관한 괴담을 검색해보니 가장 큰 맥락은 이것이었어요. 전자레인지는 파장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분자구조를 발생시킨다는 거죠.

   과거 한겨례21에 투고되었던 칼럼(?) 중에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화나게 한다’는 제목을 가진 글이 있더라고요. 부제에는 ‘지식인들이 폭로하는 전자레인지의 치부’라는 표현도 있었어요. 이것이 우리가 들어본 전자레인지에 대한 미신의 발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웨이브라는 파동을 이용합니다. 괴담에 따르면 이 전자파가 식품에 가해지면 분자가 정신없이 움직이는데 이 과정에서 분자구조가 왜곡된다고 해요. 이렇게 비정상적인 분자구조는 몸에 해로운 성분이 되어서, 이를 섭취했을 때 뇌기능도 파괴하고, 소화기관이나 혈액의 암도 유발하고, 성 호르몬의 분비도 멈추고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상하지 않나요? 구체적으로 분자구조가 어떻게 변화하기에 저렇게나 많은 해를 끼치는 걸까요?

 

전자레인지의 원리

 

   먼저 전자레인지의 원리는 ‘공명’에 있습니다. 공명이란 어떤 물체가 특정 주파수(진동수)에 반응하여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현상이예요.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웨이브라는 파동을 이용하는데요, 이것은 일 초에 24억회 이상 진동하는 파동이예요. 그리고 이 파동은 바로 물과 공명합니다. 그러니까 물 분자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동하게 해서 이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조리하는 방식이죠.

   1초에 24억회라고 하니까 무척 빠르게 느껴집니다. 이정도 진동이라면 분자구조를 바꾼다는 말도 일리가 있어보이고요. 그러나, 1초에 24억회라는 수치는 우리가 실생활에 노출되어있는 적외선, 자외선, 가시광선의 진동수보다 훨씬 낮은 값입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웨이브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축에 속해요.

 

 

전자레인지의 전자파?

 

 

   물론 전자레인지 안에는 자연상태보다 훨씬 강한 마이크로웨이브를 발생시키는 것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물 하고만 공명합니다. 완전하게 마른 무언가를 전자레인지에 넣는다면 가열되지 않죠. 때때로 냉동식품을 바로 전자레인지에 조리할 때, 소량의 물과 함께 넣는 것이 이때문입니다.

   때문에 마이크로웨이브가 전자레인지에 넣은 식품의 분자구조를 비정상적으로 바꾼하고 말한다면 그것은 큰 비약이 있어요.

 

익힌다는 것은
식품의 상태와 성분을 변화시킨다는 것

 

   비타민 섭취가 필요할때, 음식을 익혀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된다는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죠? 이처럼 성분의 변화나 파괴, 분자구조의 변화는 식품을 가열할 때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이것을 마치 전자레인지의 전자파가 방사능처럼 유전자 단위의 비정상을 초래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고기가 익으면 겉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 과하게 익히면 까맣게 타는 것. 비타민이 파괴되는 것. 단백질이 70도 이상 가열한 경우 익어버리는 것. 이 모든 것은 식품의 상태가 변화하는 것이예요. 음식을 맛있게도 하지만, 더불어 과도하면 해로운 물질들이 만들어지는 것도 모두 조리 과정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물은 100도에서, 기름은 180도 근처에서, 불이나 숯에 직접 굽는 것은 그것을 훨씬 웃도는 온도에서 조리되는 데에 반해, 전자레인지는 보통 100도 이하에서 가열되기 때문에 다른 조리방법에 비해서 유해물질의 생성도 적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미신은, 관찰할 수 있는 열로 익히는 방식이 아닌 전기적인 방식으로 익히는 데에서 오는 근거없는 우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식품을 담는 용기

 

   때문에, 문제라고 한다면 가열하는 방식보다는 가열할 때 사용하는 용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용기인지, 그러니까 특정 온도 이상 가열 되었을 떄, 인체에 유해한 호르몬 등이 발생하지 않는지가 중요합니다. 또 과도하게 밀봉되어 전자레인지 사용 중에 폭발할 수 있는 상황도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오늘은 전자레인지에 대한 미신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제 입장에서 불필요할 것 같은 용어들은 줄이고, 쉬운 말로 풀어내보려고 했는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다음에도 유익한 이야기로 찾아올게요.